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가스 수출 9% 전격 감축…“국내 전력 공급이 먼저”

하루 3,100만 입방피트 공급 줄여 바탐·빈탄·수마트라 발전용으로 전환

싱가포르 전체 가스 수요 기준 영향은 2% 미만…당국 “에너지 공급 충분”

자원부국 인도네시아 ‘내수 우선’ 기조 강화…동남아 에너지 안보 변수로

 

인도네시아가 국내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보내던 파이프라인 천연가스의 약 9%를 줄였다.

 

인도네시아 석유·가스 상류부문 규제기관 SKK Miga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4일부터 싱가포르로 향하던 천연가스 가운데 하루 **3,100만 표준입방피트(mmscfd)**를 국내로 돌렸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가스 거래 문제가 아니라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보다 국내 에너지 안보를 우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나투나 1,500만·수마트라 1,600만 입방피트 감축

 

SKK Migas에 따르면 감축 물량은 나투나 지역 공급분 하루 1,500만 표준입방피트와 수마트라 공급분 1,600만 표준입방피트다.

 

이 물량은 바탐과 빈탄, 수마트라 지역의 전력 생산에 투입된다.

 

SKK Migas의 조코 시스완토 위원장은 국내 전력 생산용 가스 공급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가스를 국내 사용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바탐과 인도네시아 리아우제도 일부 도시에서는 약 16시간에 걸친 정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로서는 산업·관광 거점인 이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시급한 문제가 된 셈이다.

 

싱가포르 “전체 수요의 2% 미만…공급 충분”

 

싱가포르 입장에서 인도네시아의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은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싱가포르는 전력 생산의 최대 약 95%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은 이번 감축이 당장 전력 공급 위기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EMA에 따르면 이번 공급 감소는 18일 동안 하루 17BBtu 수준으로, 싱가포르 전체 하루 가스 수요 1,000BBtu 이상의 2% 미만에 해당한다.

 

싱가포르 당국은 국영 가스 구매기관 GasCo가 필요할 경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도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국가 수요를 충족할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싱가포르에서 이번 조치로 전력 부족이나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천연자원 국내 우선”…정책 변화 신호

 

이번 결정에서 더욱 주목할 부분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다.

 

바흘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최근 천연자원을 국내 수요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기존 계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석탄·가스·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자국 산업과 전력망에 원료를 우선 공급하는 방향을 강화한다면 장기적으로 역내 에너지 교역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감축이 곧바로 인도네시아의 대싱가포르 가스 수출 중단으로 이어진다고 볼 근거는 없다.

 

현재 확인된 것은 일부 파이프라인 공급량의 감축과 국내 전환이며, 향후 수출계약 전체가 중단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싱가포르에는 LNG 다변화 필요성 부각

 

싱가포르는 자체 에너지 자원이 제한적인 도시국가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는 동시에 LNG 수입망을 구축해 공급원을 다변화해왔다.

 

이번 사태는 특정 국가의 파이프라인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수출국의 국내 사정에 따라 공급량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싱가포르가 LNG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 장기 전력수입 사업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부분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전망이며 싱가포르 정부가 이번 감축을 이유로 새로운 대규모 정책을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시아 지역 영향…‘자원 수출국 내수 우선’이 새 변수

 

이번 인도네시아의 결정은 동남아 에너지 시장에도 의미가 있다.

 

아시아 각국이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전기차 산업 등을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 생산국이 국내 수요를 우선하기 시작하면 기존 수입국들은 LNG 현물시장과 다른 공급국을 찾아야 하고, 이런 움직임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역내 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9% 감축만으로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실제 가격 영향은 감축 기간과 추가 공급 조정, LNG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앞으로는 인도네시아의 추가 수출 감축 여부, 바탐·수마트라 전력망 안정화, 싱가포르의 대체 가스 조달, 양국 장기 공급계약 처리 방향이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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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6 17:02 수정 2026.10.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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